진맥 측정 기계
오랜만에 한의원에 가서 신기한것을 경험했다. 진맥을 재는 기계가 있다는 것이다.
양손목의 아주 미세하게 다른 부분을 먼저 의사가 촉진하고 거기에 그 기계가 혈압 재듯이 잰다. 그 각각이 이루어질 때 모니터에서는 마치 심장초음파같은 맥박 그래프가 그려지고 있었다.
결과지가 나와 의사가 설명해주는데 진심 신기했다. 12개정도? 의 그래프가 각 장기를 대변하고 있었고 심지어 내 심리상태까지 해석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신기하기도 하고, 또한 신뢰가 가기도 했다.
작은 한방시장을 타겟시장으로 한 개발
이게 언제부터 상업화 됬는지는 모르겠다. 나를 진맥한 기계는 하얀색이었는데 약간 누렇게 변색이 되어 있었다. 오래 사용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한의사를 위한 진맥기를 개발했다. 아마도 이것은 의료기기일 것이다.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인체에 침습하지는 않으므로 1등급 또는 2등급 의료기기가 아닐까 싶다. 이것을 개발할 때 아마도 투자가 이루어졌을 것이고, 의료기기 허가당국의 절차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한 사람의 일이 아니고 한 회사의 일에 해당되는 양과 질의 업무다. 그리고 회사는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인 영리집단이다. 이들은 적어도 시장이 있어야 일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한의원의 진맥시장을 보고 일을 시작했던 것이다. 이 시장이 그렇게 큰 것일까?
우리 회사는 주로 글로벌시장을 타겟하지 않으면 승산없는 신약개발회사에 초기에 투자한다. 그만큼 돈도 많이 들고 그만큼 위험하지만 큰 수익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대규모 시장을 타겟하는 제품이 아니어도 개발사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장이 존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아주 큰 수익이 아니어도 작은 시장을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작은 규모의 수익을 바랄 수 있을것이다. 그래도 멀티플은 제대로일 것이다. 왜냐면 신약개발만큼 돈이 많이 드는 분야가 아닐테니까 말이다.
의료기기, 깨알같은...
의료기기는 상당히 다양하다. 지난 해 복강경수술을 받았는데 혈전방지를 위한 압박스타킹을 받았다. 내 눈에는 그저 탄력있는 섬유재질로 다리의 해부학적 위치를 따라 그 탄력 정도로 압박수위를 달리한 스타킹에 지나지않았지만 포장재에는 엄연히 의료기기라고 되어있다. 비급여여서 비쌌지만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분위기였다. 병원에 가보면 아주 사소한 작은 기계에서부터 면봉같은 소모품까지 이렇게 깨알같은 의료기기로 개발된 제품들로 가득하다.
스타트업의 분야
작은 시장이지만 확실한 시장, 그 중에서도 경쟁이 많거나 아니면 독점적인 시장. 진맥기는 아마, 작은 시장이지만 확실하고, 독점적인 시장이었을 것이다. 다만 초기 진입은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시장을 타겟으로 개발전략을 세우면 대부분의 회사(즉 내가 말하는 회사는 중견 이상회사이다)는 반려된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스타트업들의 프로젝트가 된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이 작지만 검증된 시장에 얼리어답터를 통해 진출에 성공하고 성장할 기미가 보이면, 큰 회사가 그 회사를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하는 인수합병을 원하게 된다.성공하면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그들에겐 너무 작은 사장이고 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 리스크를 스타트업 회사가 헷지 해줬기 때문이다.
내가 한의원에서 처음 접한 이 전자 진맥기 의료기기가 어떻게 개발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활속에 무심코 쓰이는 모든 물건들이 바로 이런 고군분투 속에 만들어내진 것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정말 사람들은 쉬지않고 뭔가를 만든다.
재미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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