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세포, lipid 는 약물 개발에 있어서 무시되어왔던 존재였다. 하지만 리피드를 가지고 약물을 만들겠다는 스타트업을 만났다. 배경기술을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이런 저런 논문을 찾아보다가, 재미있는 아티클을 발견했다.

여튼 이런 논문인데, 무료로 접근 가능한 티저만 봐도 재미있다. 저 유료논문은 접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티저만 봐도 충분히 재미있다. 나는 몰랐던 개념인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방들은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계속 분해되고 다시 지방으로 합성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몸의 약 10% 에 해당하는 지방들. 그러니까 중성지방 triglyceride 는 가만히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을 이루는 3가지 사슬의 지방산을 하루만에 100% 바꿔 갈아낀다는 것이다. 즉 지방은 그대로인데, 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은 다른놈이 와서 자리잡고 있는 것같은 그런 개념이다.
이런 과정이 공짜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ATP, 즉 칼로리를 소모해야 된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지방이 분해되면 혈중으로 지방산이 떠돌게 되는데, 이걸 다시 잡아다가 ATP 라는 연료를 써서 다시 그 자리에 가져다 둔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 몸의 체성분의 지방 kg 수는 변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이 혈중의 지방이 체외로 빠져나가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다시 우리 몸에 쌓인다. 야속한 것들.
그래서 이 ATP 가 괜히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거다. 지방산 입장에서는. 말하자면 혈중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되 자리만 바꾸는 격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것을 헛수고, 즉 "지질 무익 회로 (Lipd Futile Cycle)"라 한다.
새로운 사실, 지방세포의 헛수고는 격렬했다.
그런데 이것이 새로운 개념은 아닐텐데, 왜 2023년에 이런 논문이 나온 건지, 이 논문이 새로이 밝혀낸 것은 무엇인지 찾아봤다. 바로 이게 그 전에는 이 무익회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얼만큼, 얼마나 빨리 이렇게 하는지 알게 된 거라고 한다. 즉 지방산은 정말 생각보다 파격적으로 교체된다는 것(24시간내 완전교체)이다. 중성지방(TG) 에 붙어있는 지방산은 떨어져나오면 그 반감기가 4시간에 불과하니, 떨어져 나온 것들은 없어지고 새로운 지방산이 만들어져 다시 붙으러 간다는 것이다. 지방세포는 가만히 저장만 하고 있는게 아니라 매일 매일 껍데기를 뜯어 고치는 격렬한 대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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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일반 성인은 평균 10% 정도 이 회로가 가동된다고 한다. 즉 뭐냐면 내가 가지고 있던 지방이 20kg 이면 약 2kg을 회로로 돌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계산이 되는 방식은 이렇게 된다. 생화학적으로 TG 1분자를 분해했다가 다시 합성(재에스테르화) 하려면 지방산 1개당 2개, 즉 중성지방은 지방산이 3개니까 넉넉 잡고 ATP 7-8개가 소모된다. 그러니, 체지방 1kg 에 해당되는 모든 지방산이 24시간 동안 쉬지않고 분해, 재합성을 반복(100% 풀가동)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는 90kcal/kg 이다.

체지방 1kg 에 들어있는 지방산은 2.04 x 10^24 개 이다.
중성지방 TG 1 개의 평균 분자량이 약 885g/mol, 따라서 지방 1kg 의 중성지방 몰수는 1000g /885g/mol = 1.13 몰,
지방산은 중성지방에 3개가 있으므로 1.13 몰 x 3 = 3.39 몰이 들어있다.
그러니 중성지방 1분자를 떼어냈다가 다시 붙이는 (재에스테르화) 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이렇다.
지방산 3개 재활성화: 지방산 1개당 2개 ATP
글리세롤 활성화 및 에스테르 결합: 약 2 ATP
중성지방 1분자당 총 소모량 약 8ATP
따라서 지방 1kg 전체가 24시간 동안 1회 완주 (100% 교체) 할 때 필요한 ATP 량은
1.13몰(TG) x 8 ATP = 9 몰 APT
9몰 ATP 가 활용되는데, 이 9 몰의 APT를 조달하기 위한 비용(칼로리)가 필요하다. 이때, 1 몰의 ATP 를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어서 10kcal 는 있어야 한다.
따라서 1kg 의 지방에 대한 무익회로를 돌리기 위해선 ATP 9 몰을 동원해야 하고, 이를 위해 APT 1몰마다 10kcal, 즉 총 90kcal 를 소모해야 한다.
| 분해된 지방이 사라진다면, 어디로...? 무익 회로가 돌아가며 ATP를 소모하면, 부족해진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몸속의 다른 체지방들이 장작으로 들어가 연소된다. 이때 바로! 분해된 지방산의 운명은 둘 중 하나가 된다.. ① 완전 소멸 (날숨과 수분)지방산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연소(베타 산화)되면 완전히 다른 물질로 변해 체외로 배출.
② 도로 찌는 경우 (대사 이상)연소되지 못하고 혈액 속을 떠도는 자유지방산은 간으로 들어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만들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결국 다른 지방세포에 다시 축적. |
| [지질 무익 회로 극대화 루틴] 16시간 공복 유지 (AMPK 스위치 ON) ↓ 45분~1시간 운동 (HIIT + 중저강도 유산소) ↓ 운동 직후 15분 쿨다운 산책 (혈중 지방산 연소) ↓ 단백질/식이섬유 위주의 첫 식사 (인슐린 폭발 방지) |
- 16:8 간헐적 단식으로 AMPK 효소 켜기 :
16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면 AMPK 효소가 활성화되어 지질 무익 회로 가동률이 최대 48%까지 치솟는다. (체지방 17 kg 기준, 하루 최대 700 kcal 이상 소모 환경 조성) -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으로 지방방울 쪼개기 :
지방세포 내부의 거대한 지방방울이 작고 여러 개로 쪼개질수록 효소가 붙을 수 있는 표면적이 넓어져 무익 회로 가동 효율이 급증. - 운동 후 15분 '쿨다운 산책'으로 확실하게 태우기
공복 운동 직후에는 혈액 속에 자유지방산이 쏟아져 나와 있다.
이때 바로 앉아서 쉬지 않고 15~20분간 가볍게 걸어주면 미토콘드리아가 지방산을 싹 끌어다 이산화탄소(날숨)와 물(땀) 로 완전 연소, 즉 완전 소멸시킨다. - 단식 후 첫 식사의 인슐린 폭발 막기
공복 후 첫 식사로 정제 탄수화물(빵, 면, 설탕)을 먹으면 인슐린이 폭발하여 분해되던 지방산이 모조리 다시 체지방으로 굳어진다. ㅠㅠ. 첫 식사는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섭취해 인슐린 자극을 최소화해야 지방이 계속 태워진다.
헛수고의 취지
그런데 근본적인 진화적인 관점으로 돌아간 질문이 생겼다. 생물학에서 모든 생리학적 반응들과 현상은 그 현상이 존재할 타당한 이유, 있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무익한" 회로를 왜 우리 살아있는 생물들은 가지고 있는 걸까? 에너지를 아껴야만 살아남는 이 진화의 세계에서, 지방 저장에 그렇게도 집착하는 우리 인체의 생리회로가 왜 이런 헛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1. 자동차의 '공회전(Idling)' 효과 (신속 대응 대기)자동차 시동을 아예 꺼두면 기름은 안 들지만, 갑자기 출발해야 할 때 반응이 늦는다. 반대로 엔진 시동을 걸어둔 채 공회전을 시켜두면 페달을 밟는 순간 즉시 튕겨 나갈 수 있다.
2. '지질 독성(Lipotoxicity)'을 막는 안전 보호막혈액이나 세포 속에 자유지방산(FFA)이 묶이지 않은 채 그냥 떠돌아다니면 세포막을 녹이거나 염증을 일으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며 심장나 간 세포를 파괴하는 지질 독성을 막기 위해 어서 지방세포로 돌린다.
3. 지방산 품질 관리 및 리모델링 (Quality Control)지방세포 안에 오랫동안 갇혀 있는 지방산은 산화되거나 변질될 수 있다. 피부 노화 원인이기도 하다. 또한, 세포막의 유연성을 유지하려면 상황에 따라 지방산의 종류(단순 지방산 vs 불포화 지방산 등)를 바꿔주어야 한다.
4. 비떨림 열생성 (체온 유지)추운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몸을 덜덜 떨어서 열을 내는 것은 근육의 일이지만 근육을 쓰지 않고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5. 세포 내 생체 신호물질 공급지방 분해와 재합성 과정의 중간에서 생성되는 DAG(Diacylglycerol), MAG(Monoacylglycerol) 같은 물질들은 단순히 에너지 원료가 아니라, 세포에게 "상황이 이러하니 이렇게 행동하라"고 명령하는 핵심 신호 전달 물질입니다.
요약하자면몸의 입장에서 "ATP 몇 몰 소모하는 손해"보다 "급할 때 즉시 반응하고, 독성 물질을 완충하며, 지질 품질을 유지하고, 체온을 지키는 이득"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선택된 매우 스마트한 생존 시스템인 것이다. |
Take Home message
논문에서 밝혀낸 핵심 기전(AMPK 효소 활성화, 교감신경 자극, 지방방울 세분화)을 바탕으로 실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전략들
아마도, 쯔양같은 사람, 많이 먹어도 절대 살찌지 않는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이 무익회로가 엄청 격렬하게 돌아가는 사람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신진대사가 높고,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그냥 마구 써대는 사람이다. 이 에너지가 수분과 날숨으로 지방이 연소되어 날라가는 사람... 즉 지방이 공기로 사라지는 너무 부러운 사람이다. 비슷하게나마 그 원리를 안다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지방세포 관리를 할 수 있지 않을지. 지방세포, 지방, 리피드. 이것들은 단순히 저장된 지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부와 같은 노화와 항노화의 상징이되는 기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새롭게 온 몸의 기관을 이루는 세포막의 지질들에 대한 교체 또한 중요한 역할이다. 젊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왜 적게 먹고, 왜 운동하는 사람들이었는지 이해가 가는 원리다.
| 지질 무익 회로를 활성화하고 갈색·베이지색 지방의 작용을 끌어올려 "가만히 있어도 칼로리를 태우는 체질"로 만드는 것은 유전의 영역도 있지만, 생체 신호를 자극해 가동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1. 간헐적 단식 (AMPK 효소 스위치 켜기) 논문에서도 언급되었듯, 공복 상태가 되면 세포의 에너지 센서인 AMPK 효소가 활성화되면서 무익 회로 가동률이 최대 48%까지 급증한다. 16:8 간헐적 단식을 통해 16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면 지방세포가 지방산 교체 및 리모델링 작업을 격렬하게 수행하도록 만드는 직접적인 스위치가 켜진다. 2. 약간의 추위 노출 (비떨림 열생성 자극) 추위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어 지방 분해와 재합성 회로가 동시에 폭증. 실내 온도를 약간 서늘하게(18~20°C) 유지하거나, 운동 후 차가운 물로 샤워를 마무리하는 습관은 일반 백색지방을 열을 내는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꾸는 데 매우 효과적. 3. 고강도 인터벌 운동 (지방방울 세분화) 고강도 운동(HIIT)과 근력 운동은 지방세포 내 거대한 지방방울의 크기를 작고 여러 개로 쪼개는 효과를 가져온다. 지방방울의 표면적이 넓어지면 무익 회로 관련 효소들이 쉽게 붙을 수 있어, 가만히 있을 때도 이 회로가 잘 돌아가는 체질로 변한다. 4. AMPK 및 대사 활성 영양소 섭취 지방 대사와 AMPK 효소를 직접 자극하는 성분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전적으로 무익 회로가 잘 돌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적절한 공복, 약간의 서늘함, 고강도 운동 자극이라는 3가지 신호를 지속적으로 주면 누구든 이 '지방 소모 엔진'의 가동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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