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계약, SAFE의 작동 원리. 지분율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왜 순환식이 나오는지, 계약과 정관이 각각 무슨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한국 투자자가 특히 헷갈리는 지점들.
작성 2026.09 · 대상 : 초기투자 실무자 · YC Post-Money SAFE v1.2 기준
목차
- SAFE란 무엇인가
- Pre-money와 Post-money
- 지분율은 서명할 때 정해진다
- 순환식이 나오는 이유
- 전환은 어떻게 일어나나
- Safe Preferred라는 하위 시리즈
- 전환을 일으키는 세 가지 사건
- 지켜주는 것과 못 지켜주는 것
- 옵션풀 셔플
- 후속 SAFE는 어떻게 발행되나
- 사이드레터로 챙길 것
- 미국 스타트업의 관행들
- 참고 — 대학 기술이전과 캡테이블 실사
- 한국 투자자가 특히 볼 것
1. SAFE란 무엇인가
SAFE는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의 약자다. 2013년 말 Y Combinator가 만들어 무료로 공개한 표준 계약으로, 지금 돈을 주고 나중에 주식으로 바꿔 받기로 하는 약속이다.
SAFE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이것이 무엇을 대체하려고 만들어졌는지를 아는 것이다. SAFE는 백지에서 발명된 것이 아니라 전환사채(convertible note)의 문제를 하나씩 지워나간 결과물이다. 지금 SAFE에 남아 있는 조항과 빠져 있는 조항 대부분이 그 과정에서 설명된다.
전환사채가 안고 있던 모순
2013년 이전까지 미국 초기투자는 전환사채로 이루어졌다. 기업가치를 지금 정하기 어려우니 일단 돈을 빌려주고 다음 라운드에 주식으로 바꾸자는 발상이었고, 이 발상 자체는 지금의 SAFE와 같다.
문제는 형식이 '빚'이라는 데서 따라오는 것들이었다.
- 만기를 정해야 한다. 통상 12~24개월. 그런데 매출도 없고 다음 라운드 시점도 모르는 회사에 상환 기일을 거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 만기가 오면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회사에 돈이 있을 리 없다. 결국 만기 연장 협상을 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변호사가 붙고 조건이 다시 열린다. 투자자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이 순간이 지렛대가 된다.
- 연장에 실패하면 기술적 부도 상태가 된다. 채무불이행 상태의 회사는 다음 라운드를 받기 어렵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결과인데 구조상 그리로 흘러간다.
- 이자율을 정하고 계산해야 한다. 실제로 현금으로 받는 일은 거의 없고 전환 시 원금에 더해지는데, 그 사소한 계산을 위해 조항과 관리 부담이 생긴다.
- 문서가 길고 비싸다. 사채 발행에는 담보·기한이익상실·채권자 순위 같은 조항이 따라붙는다. 수십 페이지와 수천만 원의 법률비용이 든다.
즉 정작 아무도 원하지 않는 '빚'이라는 껍데기 하나 때문에 나머지 부담이 전부 딸려온 것이다.
그래서 빚을 걷어냈다
SAFE의 발상은 단순하다. 만기·이자·상환의무를 전부 삭제한다. 그러면 남는 것은 "가격 라운드가 오면 정해진 계산식으로 주식을 받는다"는 계약상 권리뿐이다.
그 결과 SAFE는 빚도 아니고 주식도 아닌 물건이 되었다. 성격상 워런트(신주인수권)에 가깝다. 분량도 5페이지로 줄었고, 표준 양식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협상할 항목이 사실상 Valuation Cap 숫자 하나로 압축된다.
항목 전환사채 SAFE
| 법적 성격 | 부채 | 장래 지분 취득 계약 |
| 만기 | 통상 12~24개월 | 없음 |
| 이자 | 연 2~8% | 없음 |
| 상환 의무 | 있음 | 없음 |
| 만기 도래 시 | 연장 협상 또는 채무불이행 | 해당 없음 (계속 대기) |
| 전환 문턱 | Qualified Financing 최소 금액 설정이 흔함 | 금액 하한 없음 |
| 분량 | 수십 페이지 | 5페이지 |
| 법률비용 | 수천만 원 | 사실상 0 |
| 협상 항목 | 만기·이자·Cap·Discount·문턱 등 | Cap (그리고 쓴다면 Discount) |
[회계 처리] 법적으로 부채가 아니라는 것과 회계상 어떻게 분류되는지는 별개다. SAFE의 재무제표상 분류(자본 대 부채)는 조건과 적용 회계기준에 따라 갈리며 실무에서 논쟁이 있는 영역이다. 투자 후 회사 재무제표를 볼 때 SAFE가 어디에 잡혀 있는지 회계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좋다.
그런데 왜 하필 우선주로 전환되나
SAFE가 보통주가 아니라 우선주로 전환되는 것도 전환사채 시절의 관행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이유가 셋 있다.
하나, 먼저 위험을 진 사람이 나중 사람보다 불리해서는 안 된다. 청산우선권, 보호조항, 희석방지 같은 장치는 전부 우선주에만 붙는다. 초기 투자자가 보통주를 받으면 나중에 들어온 투자자보다 후순위가 되는 뒤집힌 구조가 된다.
둘, 직원 스톡옵션 구조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 이유가 의외로 크다. 투자자가 보통주를 사면 그 거래 가격이 보통주의 공정시장가치를 끌어올린다. 그러면 직원 옵션의 행사가격이 함께 올라가 보상 매력이 사라진다. 투자자를 우선주에 두면 "우선주는 비싸고 보통주는 싸다"는 구조가 유지되고, 실무상 보통주를 우선주 가격의 20~40% 수준으로 평가하는 여지가 생긴다. 미국 스타트업의 이중 주식 구조는 투자자 보호 장치인 동시에 인재 보상 장치다.
셋, 문서를 재활용할 수 있다. 가격 라운드에서 이미 우선주 발행 문서 일체를 만들므로, SAFE는 거기에 얹혀 가면 된다. 별도 클래스를 새로 설계할 필요가 없다.
계보
전환사채 → SAFE (2013, Y Combinator)
만기·이자·상환의무 제거
SAFE → Post-money SAFE (2018)
Cap의 기준을 바꿔 지분율을 계약 시점에 확정
참고 · 한국 조건부지분인수계약 (2020, 벤처투자촉진법)
2020년 시행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SAFE에 해당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정식 투자 유형으로 도입해, 국내 벤처투자조합도 국내 기업에 같은 방식의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조문 구조와 표준 문언이 미국 YC 양식과 동일하지는 않으므로, 국내 건과 미국 건을 같은 것으로 다루면 안 된다. 특히 Post-money 개념이 명시되어 있는지, Company Capitalization에 해당하는 계산 기준이 어떻게 정의되는지가 계약서마다 다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성질 — SAFE는 주식이 아니다
전환되기 전까지 투자자는 주주가 아니다. 주주명부에 오르지 않고, 의결권도 배당권도 없다. 정관을 바꾸는 결의에도 참여할 수 없다. 이 사실이 뒤에 나올 여러 논점의 뿌리가 된다.
정리하면 초기에 SAFE를 쓰는 이유는 결국 두 가지다. 기업가치를 지금 확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서명하고 송금하면 끝날 만큼 절차가 가볍다는 것이다. 그 가벼움의 대가로 투자자는 아무 권리도 받지 못하며, 그래서 사이드레터가 필요해진다.
2. Pre-money와 Post-money
SAFE에는 세대가 둘 있다. 이 차이를 모르면 지분 계산이 통째로 어긋난다.
Pre-money SAFE (2013년 원본)
Valuation Cap을 전환 직전의 기업가치로 본다. 문제는 SAFE가 여러 건 쌓일 때 생긴다. 나중에 들어온 SAFE가 먼저 들어온 SAFE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투자하는 시점에는 자기 지분율이 결국 얼마가 될지 계산할 수 없었다. 회사가 SAFE를 몇 장 더 찍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
Post-money SAFE (2018년 개정)
Valuation Cap을 모든 SAFE가 전환된 직후의 기업가치로 정의했다. 이 한 줄의 변경으로 투자자 지분율이 계약 시점에 확정된다.
[지금의 표준] 현재 미국 초기투자에서 SAFE라고 하면 사실상 전부 Post-money 버전이다. 이 글의 나머지도 Post-money를 전제로 한다. 다만 오래된 SAFE를 인수하거나 기존 SAFE가 섞여 있는 캡테이블을 볼 때는 어느 버전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 첫 장 제목에 "POST-MONEY VALUATION CAP"이라고 박혀 있다.
3. 지분율은 서명할 때 정해진다
Post-money SAFE의 핵심은 이 한 줄로 요약된다.
지분율 = 투자금액 ÷ Valuation Cap
예) $500,000 ÷ $10,000,000 = 5.0%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5%가 확정된다. 그 뒤에 회사가 SAFE를 얼마나 더 발행하든 이 5%는 줄지 않는다. 희석은 전부 창업자와 기존 옵션풀이 부담한다.
거꾸로 말하면, 창업자 입장에서 SAFE는 "지금은 편하지만 나중에 한꺼번에 청구서가 오는" 구조다. Cap $10M짜리 SAFE를 $2M어치 발행하면 그 순간 창업자 지분의 20%가 예약된 것이고, 이건 돌이킬 수 없다.
[흔한 오해] "Cap $10M이니까 회사 가치를 100억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 Cap은 가치 평가가 아니라 지분율 계산의 분모일 뿐이다. 실제 기업가치는 다음 가격 라운드에서 처음 정해진다.
4. 순환식이 나오는 이유
지분율은 간단하지만 주식수를 구하려면 한 단계가 더 필요하다. 여기서 처음 보는 사람이 대부분 막힌다.
Company Capitalization의 정의
계약서는 전환 주당 가격을 이렇게 정한다.
SAFE Price = Valuation Cap ÷ Company Capitalization
그리고 Company Capitalization은 가격 라운드 직전 기준으로 아래를 모두 포함한다.
- 발행되어 있는 모든 주식
- 전환될 모든 증권 — 이 SAFE를 포함한 다른 SAFE와 전환사채 전부
- 발행된 옵션과 부여를 약속한 옵션
- 미발행 옵션풀
두 번째 줄이 문제다. 자기 자신을 포함한다. 그래서 순환식이 된다.
CC = 현재FD + SAFE전환주식
SAFE전환주식 = CC × SAFE합계지분율
→ CC × (1 − SAFE합계지분율) = 현재FD
→ CC = 현재FD ÷ (1 − SAFE합계지분율)
숫자로 보면
완전희석 400만 주인 회사에 SAFE 두 건이 들어갔다고 하자.
| SAFE | 투자금 | CAP | 지분율 |
| A | $500,000 | $10,000,000 | 5.0% |
| B | $1,000,000 | $20,000,000 | 5.0% |
| 합계 | 10.0% |
CC = 4,000,000 ÷ (1 − 0.10) = 4,444,444주
A의 주당가격 = 10,000,000 ÷ 4,444,444 = $2.25 → 222,222주 = 5.0%
B의 주당가격 = 20,000,000 ÷ 4,444,444 = $4.50 → 222,222주 = 5.0%
같은 라운드에 들어와도 Cap이 다르면 주당 가격이 다르다. 그리고 두 건 모두 정확히 자기 지분율을 가져간다. 검산 방법은 간단하다 — 주식수 ÷ CC가 투자금 ÷ Cap과 일치하면 맞은 것이다.
[실무 메모] Company Capitalization은 캡테이블에 적혀 있는 숫자가 아니라 계산해서 나오는 값이다. 라운드 총 조달액이 달라지면 이 값도 달라진다. 투심 자료에 이 숫자를 쓸 때는 반드시 "산정치"이며 어떤 가정 위에 서 있는지 함께 적어야 한다.
5. 전환은 어떻게 일어나나
계약이 명령하고, 정관이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 두 층이 다 있어야 굴러간다.
계약 — 자동 전환
SAFE 제1조는 가격 라운드의 최초 클로징에 **"자동으로 전환된다(will automatically convert)"**고 정한다. 투자자가 청구하거나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성취되면 그냥 발생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격 라운드(Equity Financing)의 정의가 중요하다. *"회사가 고정 밸류에이션으로 우선주를 발행·매각하는 자금조달"*이다. 즉 우선주를 파는 라운드여야 한다.
정관 — 우선주를 만드는 일
미국(델라웨어) 회사법에서 우선주는 그 권리와 우선순위가 정관에 규정되어야 발행할 수 있다. 그런데 설립 직후 스타트업 정관에는 보통주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줄 우선주가 아직 세상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 라운드는 이 순서를 밟는다.
- 텀시트 합의 — 신규 투자자와 우선주 조건을 정한다
- 정관 변경 — 우선주 클래스를 신설하고 수권주식수를 늘린다. 이사회 결의와 주주 승인을 거쳐 델라웨어에 등기한다
- 신규 투자자에게 우선주 발행 — 새 돈이 들어온다
- 같은 클로징에서 SAFE 자동 전환 — 기존 SAFE가 우선주로 바뀐다
[비유] 아파트 분양권과 같다. 분양 계약서가 "몇 동 몇 호를 준다"를 정하고, 건축 허가가 실제로 그 집을 지을 수 있게 한다. 계약서만 있고 허가가 없으면 줄 물건이 없다.
정의를 정확히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정의는 특정 회사의 특약이 아니라 YC 표준 양식의 문구다. 무수정 SAFE라면 어느 회사든 같다. 다만 여기서 갈리는 실무 논점이 셋 있다.
금액 하한이 없다. 전환사채는 보통 "Qualified Financing = 최소 얼마 이상"처럼 문턱을 두지만, YC SAFE에는 그런 조건이 없다. 우선주를 파는 라운드라면 규모가 작아도 모든 SAFE가 한꺼번에 전환된다. 그래서 회사가 소액 브릿지를 받을 때 굳이 SAFE를 한 장 더 쓰는 경우가 많다 — 전환 트리거를 피하기 위해서다.
보통주로만 조달하면 전환되지 않는다. SAFE는 그대로 남는다. 소멸하는 것도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Company Capitalization은 그동안 늘어난 주식까지 모두 세므로 지분율은 유지된다. 다만 주주가 되는 시점이 계속 미뤄진다. 미국 벤처투자는 사실상 전부 우선주라 드문 시나리오지만 — 청산우선권·보호조항·이사회 의석 같은 장치가 우선주에만 붙기 때문이다 — SAFE에 만기가 없다는 점과 합쳐지면 이론적으로는 무한정 대기가 가능하다.
[실사의 첫 단계] YC는 양식 수정 자체는 허용하되 수정본의 공개 배포만 금지한다. 즉 수정된 SAFE가 실제로 존재한다. 캡테이블에 SAFE가 여러 건 있으면 건별로 ①Post-money인지 Pre-money인지 ②Discount 유무 ③Equity Financing과 Company Capitalization의 정의가 표준인지 ④MFN·pro-rata 등 부가조항이 붙어 있는지를 직접 열어 확인해야 한다. 요약표만 믿으면 안 된다.
6. Safe Preferred — 나란히 만들어지는 별개 시리즈
먼저, 청산우선권이란
우선주의 핵심 권리다. 회사가 팔리거나 청산될 때 보통주보다 먼저 정해진 금액을 가져가는 권리를 말한다. 통상 1배로 설정하며, 계산은 이렇게 한다.
우선 회수액 = 주당 청산금액 × 보유 주식수
여기서 주당 청산금액을 얼마로 볼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SAFE 투자자는 신규 투자자보다 싼 가격에 전환되기 때문이다.
4절의 예시를 이어서
앞에서 본 SAFE A를 그대로 가져오자. $500,000을 투자했고 Cap은 $10M이었다. 전환가는 주당 $2.25가 나왔고 222,222주를 받는다.
이제 그 가격 라운드에서 신규 투자자가 주당 $6.00에 우선주를 샀다고 하자. SAFE A 투자자의 청산우선권을 어느 가격으로 계산해야 할까.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 주당 청산금액 기준 | 계산= 주식수 x 주당 청산액 | SAFE A 의 우선회수액 |
| Safe Price $2.25 계약이 실제로 정한 방식 | 222,222 x $2.25 | $500,000 투자원금과 일치 |
| 라운드 가격 ($6.00) | 222,222 x $6.00 | $1,333,332 원금의 약 2.7배 |
아래쪽 방식이었다면 SAFE A 투자자는 $500,000을 넣고 청산 시 $1,333,332를 먼저 가져가게 된다. 같은 회사에 $6.00을 주고 들어온 신규 투자자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해지는 셈이다. 신규 투자자가 이런 구조에 서명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계약은 이렇게 정한다
SAFE 투자자가 받는 것은 신규 투자자가 받는 것과 같은 시리즈가 아니라, 같은 라운드에서 나란히 만들어지는 별개의 시리즈다. 계약서는 둘을 이렇게 구분한다.
- Standard Preferred Stock — 새 돈을 넣는 신규 투자자에게 발행되는 시리즈
- Safe Preferred Stock — SAFE 보유자에게 발행되는 시리즈
둘의 관계는 상하가 아니라 형제다. 계약이 의결권·특권·우선순위(seniority)·청산배수까지 동일하다고 명시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가격에 연동된 항목뿐이며 — 주당 청산금액, 최초 전환가, 주당 배당액 — 이것들만 자기 전환가(Safe Price)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왜 시리즈를 나누어야 하나
주당 발행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회사법상 우선주는 시리즈마다 정관에 **원발행가(original issue price)**를 명시해야 하고, 그 숫자가 청산우선권·전환가·배당의 기준이 된다. 하나의 시리즈에 두 개의 가격을 넣을 수 없으니 시리즈를 나눌 수밖에 없다.
실무에서는 이런 이름이 붙는다.
| 시리즈 | 대상 | 주당 원 발행가 |
| Series Seed | 신규 투자자 (Standard Preferred) | $6.00 |
| Series Seed-1 | Cap $10M SAFE 보유자 | $2.25 |
| Series Seed-2 | Cap $20M SAFE 보유자 | $4.50 |
숫자가 붙은 것들이 SAFE 전환분이다. Cap이 여러 개면 시리즈도 그만큼 생긴다. 가격 라운드에서 정관을 개정할 때 이 시리즈들이 각각 정의되고 수권주식수도 시리즈별로 배정된다.
[실무 함의] SAFE를 서로 다른 Cap으로 여러 차례 나눠 발행하면 전환 시점의 캡테이블이 그만큼 복잡해진다. Cap이 다섯 개면 시리즈도 다섯 개다. 회사가 가급적 같은 Cap으로 묶어 발행하려 하는 이유이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SAFE의 Cap이 몇 종류인지가 실사에서 확인할 항목이 된다.
정리하면, 우선 회수액이 정확히 투자원금과 일치하는 구조다. 먼저 위험을 진 대가로 주식은 더 많이 받되, 청산 시 우선적으로 보호받는 금액은 실제로 낸 돈만큼이다. 양쪽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설계다.
7. 전환을 일으키는 세 가지 사건
| 사건 | 내용 | 결과 |
| Equity Financing | 우선주를 파는 가격 라운드 | 우선주로 자동 전환 |
| Liquidity Event | 경영권 변동(M&A), 직상장, IPO | 주식이 아니라 대가를 받을 권리로 정산 |
| Dissolution Event | 해산·청산·채권자 양도 | 잔여재산에서 우선 분배 |
세 사건 중 하나가 발생해 이행이 끝날 때 비로소 SAFE가 종료된다. 스스로 만료되는 조항은 없다.
Liquidity Event에서는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흔히 오해하는 지점이다. M&A나 IPO 시점에는 새 우선주 시리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환할 대상 자체가 없다. 회사가 SAFE로만 자금을 조달해왔다면 발행된 주식은 보통주뿐이라 참조할 우선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계약은 전환이 아니라 대가를 받을 권리로 처리한다. 투자자는 아래 둘 중 큰 쪽을 받는다.
- Cash-Out Amount — 투자원금 그대로
- Conversion Amount — 보통주 X주를 보유했다면 받았을 금액. X는 투자금 ÷ Liquidity Price
두 번째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계약 문언은 "the amount payable on the number of shares of Common Stock...", 즉 **"보통주 X주에 대해 지급될 금액"**이다. 보통주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보통주가 금액 계산의 자(尺)로 쓰이는 것이다. 모든 증권을 보통주로 환산한(as-converted) 공통 기준에 놓고 각자 몫을 계산하기 위한 장치다.
투자금은 받을 금액이 아니라 주식수를 정하는 재료다
식에 투자금이 들어 있어 *"회수액이 원금 수준으로 묶이는 것 아닌가"*로 읽히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풀어보면 익숙한 결론이 나온다.
| X = 투자금 ÷ Liquidity Price Liquidity Price = Cap ÷ Liquidity Capitalization → X = 투자금 × Liquidity Capitalization ÷ Cap → X ÷ Liquidity Capitalization = 투자금 ÷ Cap ← 지분율 |
그래서 "greater of"가 양방향으로 작동한다
투자금 $360,000, Cap $10M(지분율 3.6%)인 경우를 exit 규모별로 보면 이렇다.
| Exit 기업가치 | Cash-Out (원금) | Conversion (3.6% 환산) | 실제 수령 |
| $100M | $360,000 | $3,600,000 | $3,600,000 · 원금의 10배 |
| $30M | $360,000 | $1,080,000 | $1,080,000 · 원금의 3배 |
| $10M | $360,000 | $360,000 | 양쪽이 같아지는 지점 (= Cap) |
| $5M | $360,000 | $180,000 | $360,000 · 원금 회수 |
회사가 잘 되면 상승분을 그대로 가져가고, 헐값에 팔리면 원금이 바닥을 받쳐준다. 두 금액이 갈리는 분기점은 정확히 Exit 기업가치 = Valuation Cap인 지점이다.
덧붙이면 Liquidity Capitalization은 미발행 옵션풀을 제외하므로, exit 때 돈을 받지 못하는 주식이 분모에서 빠진다.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이다.
다만 배분 순위는 우선주 대접을 받는다
계약 제1조(d)는 첫 문장에서 이 SAFE는 표준 비참가적 우선주처럼 작동하도록 의도되었다고 명시한다. 그리고 어느 금액을 받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린다.
| 대비 대상 | 원금(Cash-Out)을 받을 때 | 환산액(Conversion)을 받을 때 |
| 채무·채권자 청구권 | 후순위 | 후순위 |
| 다른 SAFE·우선주 | 동등 (pari passu) | 원금을 받는 쪽보다 후순위 |
| 보통주 | 선순위 | 동등 |
즉 원금을 택하면 우선주 자리에, 환산액을 택하면 보통주 자리에 선다. 비참가적 우선주의 표준 동작 그대로다 — 청산우선권을 받든지 전환해서 받든지 하나만 고르는 것이지 둘 다 가져가지 않는다.
[계산 기준이 다르다] Liquidity Price는 Cap ÷ Liquidity Capitalization으로 구하는데, 이 Liquidity Capitalization은 4절의 Company Capitalization과 정의가 다르다. exit 시점에 실제로 돈을 받는 것만 세기 때문이다 — 미발행 옵션풀을 제외하고, 원금(Cash-Out)을 택한 SAFE·우선주도 제외한다. 계산할 일이 생기면 두 정의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조항이 실질적인 안전장치다. 회사가 우선주 라운드를 영영 하지 않더라도 팔리거나 상장하면 반드시 정산된다.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회사에 남은 돈이 없으면 못 받는다) 원금 이하의 조건으로 강제 전환되지는 않는다.
세 경로를 한눈에
결국 전환이라는 사건이 있어야 몫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지분율은 계약에 이미 박혀 있고, 전환은 그 비율을 실제 주권으로 바꿔주는 절차일 뿐이다. 어느 출구로 나가든 계산식은 같다.
| 경로 | 실제로 받는 것 | 계산 기준 (분모) | 하방 보호 |
| Equity Financing | 우선주 주식 | Company Capitalization | 라운드 가격과 비교해 큰 쪽 |
| Liquidity Event | 현금·대가 주식이 아님 | Liquidity Capitalization | 원금과 비교해 큰 쪽 |
| Dissolution Event | 현금 | — | 원금만 환산 선택지 없음 |
분자는 세 경우 모두 Valuation Cap으로 동일하고 분모만 상황에 맞게 달라진다. 계약이 Capitalization을 두 가지로 따로 정의한 이유가 여기 있다 — 상황마다 실제로 돈을 받는 대상이 다르므로 세는 범위가 달라지지만, 지분율 = 투자금 ÷ Cap이라는 공식 자체는 어디서나 같다.
Dissolution만 예외다. 제1조(c)는 청산 시 수령액을 *"equal to the Cash-Out Amount"*로만 정해 환산액 선택지를 두지 않았다. 회사를 접는 마당에 환산해서 더 받을 상승분이 있을 리 없으니 자연스러운 설계다.
[뜻밖의 성질] 가격 라운드를 거쳐 주식을 받으면 그 뒤로 신주가 발행될 때마다 희석을 맞는다. 그런데 가격 라운드 없이 곧바로 M&A로 가면 그 희석 구간 자체가 없다. 계약상 확정된 지분율이 그대로 최종 몫이 된다. 물론 후속 투자 없이 팔렸다는 것은 대개 밸류가 낮다는 뜻이므로 좋은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구조적으로는 전환을 거치지 않은 exit이 지분 측면에서 더 깨끗하다.
8. 지켜주는 것과 못 지켜주는 것
지켜주는 것 — SAFE 상호 간 희석
회사가 같은 조건으로 SAFE를 더 발행해도 내 지분율은 그대로다. 전환 전에 회사가 주식을 얼마나 찍든 Company Capitalization이 함께 커지므로 내 주식수도 자동으로 늘어난다. 이 구간의 희석은 창업자가 전부 부담한다.
못 지켜주는 것 세 가지
하나, 더 낮은 Cap의 후속 SAFE. 내 지분율은 유지되지만 같은 돈으로 후속 투자자가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간다. 절대적 손실은 없어도 상대적 지위가 나빠진다. MFN 조항이 이걸 막는 유일한 장치다.
둘, 전환 이후의 희석. 확정된 지분율은 "가격 라운드 직전 기준"이다. 그 라운드의 신주와 새 옵션풀에 의한 희석은 일반 주주와 똑같이 맞는다.
셋, 다운라운드. 다음 라운드 가격이 Cap보다 낮으면 Cap의 가치가 사라진다.
["greater of" 구조] 다만 계약은 전환 주식수를 ①투자금 ÷ 신규 우선주 최저 발행가와 ②투자금 ÷ Safe Price 중 큰 쪽으로 정한다. 라운드 가격이 Safe Price보다 낮으면 ①이 적용되므로 신규 투자자보다 불리해지지는 않는다. 즉 정확히 말하면 "하방 방어가 없다"가 아니라 **"먼저 위험을 부담한 대가를 얻지 못하고 신규 투자자와 동등해질 뿐"**이다. Discount 조항이 있었다면 그 차이를 확보했을 것이다.
9. 옵션풀 셔플
Company Capitalization 정의에 이런 예외가 숨어 있다.
미발행 옵션풀은 포함하되, 가격 라운드와 관련하여 증설되는 옵션풀은 제외한다.
이 한 줄이 만드는 차이가 크다.
| 옵션풀 증설 시점 | Company Cap 포함 여부 | SAFE 투자자에게 |
| 전환 이전 | 포함 | 주식수가 함께 늘어 희석되지 않음 |
| 가격 라운드와 함께 | 제외 | 주식수가 안 늘어 희석됨 |
그래서 회사는 옵션풀 증설을 가격 라운드에 붙여서 하는 편이 유리하고, 미국 라운드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 관행이다. 신규 투자자도 같은 이유로 이걸 원한다 — 풀 증설을 pre-money에서 하면 그 희석은 기존 주주와 SAFE 보유자가 지고 신규 투자자는 피해간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옵션풀 셔플이다.
[투자자가 볼 지점] SAFE 투자 시점에 확정된 지분율을 실제로 깎는 항목은 사실상 이것 하나다. 사이드레터로 옵션풀 증설 규모에 대한 사전 통지를 받아두면 최소한 예측은 가능해진다.
10. 후속 SAFE는 어떻게 발행되나
이미 SAFE가 여러 건 나가 있는 회사에 추가로 투자할 때, 절차는 놀랄 만큼 간단하다.
Post-money SAFE는 각 건이 서로 간섭 없이 자기 Cap으로 독립 전환되므로, 계약서 본문은 그대로 두고 Valuation Cap과 투자금액, 투자자명만 바꿔서 새로 체결한다. 기존 투자자의 동의도, 조건 재협상도 필요 없다.
- 이사회 결의 — SAFE 발행 승인
- 표준 양식 작성 — Cap · 투자금액 · 투자자명 기입. 본문은 무수정
- 사이드레터 병행 체결 — 부가 권리는 여기서 (11절 참조)
- 송금 및 서명본 교부 —
- 지분관리 시스템 등재 — Carta 등. 주주명부에는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Cap이 $12M에서 $15M으로 올랐다"는 것은 조건 구조의 변경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숫자 하나의 변경이다. 스텝업 폭이 그 사이의 진전과 견줘 타당한지를 보면 된다.
11. 사이드레터로 챙길 것
YC 표준 SAFE 본문에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없다. 지분율만 확정할 뿐이다. 필요한 권리는 전부 별도 사이드레터로 받아야 한다.
| 항목 | 내용 | 우선순위 |
| MFN (최혜국 대우) | 이후 더 유리한 조건의 SAFE를 발행하면 동일 조건 적용 | 높음 |
| Pro-rata (신주인수권) | 후속 라운드 참여권. YC에 별도 표준 양식이 있다 | 높음 |
| 정보요구권 | 월별 또는 분기별 현금·재무 보고 수령 | 높음 |
| 주요사항 사전통지 | 정관 변경, 옵션풀 증설, 후속 조달 계획 | 중간 |
| 키맨 조항 | 핵심 인력 이탈 시 통지·협의 의무 | 중간 |
[주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거부권(veto)"**은 성격이 다르다. 실무적으로 유용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이를 보유하면 규제상 지배력 지표로 읽힐 수 있다 (13절 참조). 사전 통지·협의 의무로 낮추면 목적의 대부분을 달성하면서 그 소지를 피할 수 있다.
12. 미국 스타트업의 관행들
SAFE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미국 딜을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 한국과 다른 관행들이다.
창업자 주식의 액면가가 $0.00001이다
설립 직후 창업자 주식은 주당 $0.00001 같은 극단적으로 낮은 가격에 발행된다. 400만 주를 발행해도 납입 총액이 $40이다. 캡테이블에 "자본금 $18"이 찍혀 있어도 이상한 게 아니다.
이유가 둘이다. 델라웨어 프랜차이즈세가 수권주식수와 액면가에 연동되어 액면가를 낮추면 세금이 크게 줄고, 더 중요하게는 창업자 과세 때문이다. 주식을 시가보다 싸게 받으면 그 차액이 소득으로 과세되는데, 설립 직후 액면가를 시가와 같게 두면 과세소득이 0이 된다.
또한 창업자 주식은 현금 또는 용역 제공으로 대가를 갈음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실제 현금 납입액은 액면 총액보다 작을 수 있다. 한국식 자본금 개념으로 읽으면 안 된다. 회사에 들어온 실제 돈은 SAFE와 후속 라운드에서 온다.
창업자 주식의 베스팅 — 주식은 처음에 전부 준다
흔히 오해하는 지점이다. 창업자 주식(Restricted Stock)은 4년에 걸쳐 나눠 주는 것이 아니라 첫날 전부 발행된다. 창업자는 처음부터 그 주식의 주주이고 주주명부에 오르며 의결권도 배당권도 전부 갖는다. 캡테이블에 전량이 찍혀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사라지는 것은 주식이 아니라 회사의 몰수권이다. 표준 계약은 이를 Lapsing Forfeiture Right(소멸하는 몰수권)이라 부르고, 아직 몰수권이 살아 있는 주식을 Unvested Shares로 정의한다. 창업자가 중간에 이탈하면 그 부분만 회사에 몰수된다. 계약 서명 시 **백지 주식양도증(Stock Power)**을 회사에 미리 맡겨두는 것도 몰수를 집행하기 위해서다.
즉 **"베스팅된다"는 것은 "회사가 더 이상 가져갈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표준 스케줄은 1년 클리프에 25%가 한꺼번에, 이후 36개월 동안 매월 균등 배분되어 총 4년이다.
| 구분 | 창업자 주식 (RSA) | 스톡옵션 |
| 처음에 받는 것 | 주식 전부 | 살 권리뿐 |
| 주주 여부 | 첫날부터 주주 | 행사해야 주주 |
| 의결권 | 처음부터 있음 | 행사 전 없음 |
| 베스팅되는 것 | 회사의 몰수권이 소멸 | 행사가 가능해짐 |
| 중간 이탈 시 | 미베스팅분 몰수 | 미베스팅분 소멸 |
83(b) election — 30일, 구제 없음
세법은 몰수 위험이 남아 있는 동안은 소득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몰수권이 풀릴 때마다 그 시점의 (시가 − 취득가)를 소득으로 잡는다. 회사 가치가 오르면 현금은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세금만 나가는 상황이 된다.
83(b) election은 "지금 전량을 받은 것으로 치고 지금 과세해 달라"는 신고다. 설립 직후에는 시가와 취득가가 같으므로 소득이 0, 따라서 세금도 0이다. 세금을 미리 내는 것이 아니라 낼 것이 없는 시점으로 과세 시기를 당기는 것이다.
베스팅 스케줄 자체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 83(b)는 세무 처리만 바꿀 뿐 몰수권은 그대로 4년에 걸쳐 풀린다.
부수 효과도 있다. 83(b)를 하면 보유기간 시계가 취득일부터 돌기 시작해 매각 시 장기자본이득 세율을 적용받기 쉬워진다. 하지 않으면 베스팅 시점마다 시계가 새로 시작되어 보유기간이 조각난다.
기한은 주식 취득일로부터 30일 이내 IRS 제출이며 놓치면 구제 수단이 없다. 실사에서 창업자 전원의 83(b) 신고 사본을 확인하는 이유다.
[유의] 83(b)를 한 뒤 이탈해 주식이 몰수되면 이미 낸 세금은 환급되지 않는다. 설립 직후라면 낸 것이 0에 가까우니 잃을 것도 없지만, 회사 가치가 이미 오른 뒤에 제한부 주식을 받는 경우에는 계산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때는 선납 세액이 실제로 발생하므로 세무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
409A 밸류에이션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려면 행사가격이 공정시장가치 이상이어야 한다. 그 가치를 외부 평가로 정한 것이 409A 밸류에이션이다. 유효기간은 12개월이며, 그 사이에 자금조달 같은 중대한 사건이 생기면 다시 받아야 한다.
즉 409A가 없으면 옵션을 부여하고 싶어도 못 한다. 초기 회사가 채용 오퍼에 옵션을 약속해놓고 실제 부여가 늦어지는 일이 흔한데, 대개 이 때문이다.
옵션풀이 20% 수준이다
한국은 통상 10% 안팎이지만 미국 초기 스타트업은 15~20%를 잡는 경우가 많다. 인재 경쟁이 치열하고 현금 보수를 낮게 가져가는 대신 지분으로 보상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캡테이블을 볼 때 완전희석 기준에 이 미발행 풀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놓치면 지분율을 잘못 계산한다.
수권주식과 정관 변경
정관에 정한 수권주식수가 발행의 상한이다. 완전희석 주식수는 상한이 아니라 *"현재까지 약속된 주식의 합계"*일 뿐이므로, 전환으로 총 주식수가 완전희석 수를 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상한에 걸리면 정관을 고쳐 늘리며, 가격 라운드에서는 어차피 정관을 바꾸므로 실질적 제약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고용 관행
대부분의 주에서 at-will employment가 원칙이라 양측 모두 사유 없이 고용을 종료할 수 있다. 급여는 **격주 지급(연 26회)**이 표준이라 월 단위로 환산하면 어긋난다. 그리고 매사추세츠주처럼 경업금지 조항에 유급 보상(garden leave)을 의무화한 주가 있어, 경업금지를 걸어둔 회사는 그 비용을 재무에 반영해야 한다.
13. 참고 — 대학 기술이전과 캡테이블 실사
SAFE와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미국 대학 스핀아웃에 투자할 때 반드시 마주치는 항목이라 함께 적어둔다.
대학이 요구하는 것
MIT를 비롯한 미국 대학·비영리 연구기관의 기술이전 조직(TLO)은 특허 라이선스나 옵션을 부여할 때 회사에 실사 서류를 요구한다. 최근 표준이 되어가는 항목이 이런 것들이다.
- 사업계획서 (제품, 시장, 경쟁, IP 전략, 개발 일정, 경영진, 자금 계획)
- 현재 캡테이블 전부 — 그리고 모든 투자자의 이름과 국적 (설립지, 주소지, 주된 사업장)
- 관계사 목록과 각 관계사의 소재국
- 자금 조달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라는 서면 증빙
그리고 계약서 본문에는 대개 CFIUS 규정과 미국 수출통제 법령 준수 조항이 함께 들어간다.
왜 이걸 보는가
대학은 연방 연구비가 투입된 기술을 다룬다. 외국 자본이 지배하는 회사에 민감 기술을 넘겼다가 문제가 되면 대학이 책임을 진다. 그래서 라이선스를 주기 전에 자본 구성을 확인한다.
CFIUS가 보는 것은 자본 출처가 아니라 지배력이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긴다. CFIUS(미국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의 질문은 **"누가 돈을 댔나"가 아니라 "외국인이 이 회사를 좌우할 수 있나"**이다. 판단 지표는 이런 것들이다.
- 의결권 지분율
- 이사 선임권
-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거부권
- 민감 기술정보에 대한 접근권
따라서 자본의 80%가 해외에서 왔더라도 의결권과 이사회를 미국 창업자들이 쥐고 있으면 지배력 관점에서는 미국 회사다. 반대로 적은 지분으로도 거부권과 이사 지명권을 가지면 지배력 지표가 성립할 수 있다.
[역설적인 지점] 투자자가 보호를 위해 요구하는 주요 의사결정 사전승인권이 바로 그 "거부권"에 해당할 수 있다. 지분율이 낮아도 마찬가지다. 외국 투자자로서 이런 권리를 요구할 때는 텀시트에 넣기 전에 미국 변호사에게 CFIUS 관점 확인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실제로 문제가 되려면 그 회사가 규정상 민감 분야에 해당해야 하므로 대부분은 무해하지만, 확인 비용이 사후 대응 비용보다 훨씬 싸다.
실무 팁 — 미리 확인받기
이 서류들은 대개 옵션 행사 시점에 제출한다. 즉 투자자가 돈을 넣는 시점에는 대학이 자본 구성을 아직 보지 않은 상태다.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이미 늦다.
그래서 회사에 캡테이블 초안을 미리 작성해 TLO에 비공식 사전 확인을 요청하도록 권하는 편이 낫다. TLO는 이런 상담에 보통 응하고, 회사도 어차피 준비해야 하는 서류다. 답이 오면 정보가 되고, 회피하면 그것도 정보다.
투자자 쪽 대응은 계약 구조로 푸는 것이다. 라이선스 본계약 체결을 후속 트랜치의 조건으로 연동하면 "모른 채 먼저 넣는" 구간 자체가 줄어든다.
14. 한국 투자자가 특히 볼 것
SAFE는 주식이 아니라는 사실의 무게
전환 전까지 주주가 아니므로 주주명부에 없고, 의결권이 없고, 회사가 정관을 바꿔도 관여할 수 없다. 국내 규정상 이 계약을 어떤 자산으로 분류할지, 조합 정관상 투자 유형에 부합하는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구분
해외 법인 지분 취득은 취득 지분율과 임원 파견 여부 등에 따라 해외직접투자와 증권취득 중 어느 쪽으로 분류되는지가 달라진다. 송금 전에 외국환은행과 준법감시인 확인을 받아야 한다. SAFE는 전환 전 지분율이 0이라 판단이 더 미묘해질 수 있다.
환율
Cap과 투자금이 달러로 정해지므로 원화 투자금을 달러로 환산하는 시점의 환율이 지분율을 좌우한다. 심사 시점 환율로 계산한 지분율과 실제 송금 시점 지분율이 달라진다. 계약서에는 달러 금액을 확정해서 적는 편이 분쟁 소지가 없다.
정보 접근을 계약으로 확보할 것
국내 투자는 주주로서 자연히 따라오는 정보 접근이 있지만, SAFE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월별 현금 보고, 후속 조달 계획 통지, 주요 계약 진행 보고를 사이드레터로 명시하지 않으면 투자 후 몇 달간 아무 소식 없이 지내게 된다. 초기 단계 회사일수록 이게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이다.
[한 문장 요약] Post-money SAFE에서 지분율은 서명할 때 확정되고 계산은 단순하다. 어려운 것은 계산이 아니라, 전환 전까지 아무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사이드레터로 어떻게 메울 것인가다.
본 문서는 미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 실무의 일반적 구조를 정리한 참고 자료로, YC Post-Money SAFE v1.2를 기준으로 하여, 클로드와 이것 저것 discussion 하여 최종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향후 미국 회사와 SAFE 계약을 할 때 참고적으로 알아야 할 부분에 대해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였다.
개인 학습 및 참고 목적으로 작성 · 2026
FYI. 한국 S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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